3박 4일 오사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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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o Jeong Mar 10, 2019

여행을 좋아한다. 처음 보는 장소에서 낯선사람과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소통하는게 무섭지만 재밌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름”은 즐겁다. 때로는 수 많은 다름 속 작은 공감에 크게 감동하기도 한다.

나의 여행은 대부분 소설처럼 다이나믹하지 않고, 누구나 한번씩은 가는 블로그의 맛집과 구글이 소개해준 명소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 순간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나는 이전 여행에서 돌아온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무언가에 홀린듯 다시 비행기표를 끊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갑자기 여행이 가고싶었다.

이번 여행지는 일본이다. 일본은 나에게 “언제든 갈수있겠지”와 같은 하찮은 이유로 아직도 가보지못한, 가깝지만 먼 나라였다. 그리고 마치 옆동네에 온것같은 느낌일것 같아서 실망할까봐, 지레겁먹고 망설이던 나라이다. 그러던 중 여러가지 현실적요건이 겹쳐서 일본의 부산, 오사카로 4일간 짧은 여행을 떠났다.

음식

4일간 주구장창 먹은것밖에 기억나지않는다. 하루에 다섯끼정도를 먹느라 경비의 70프로를 썼고, 마지막날 몸무게가 3키로가량 늘어있었다. 대부분의 음식이 맛있게 달고짰다. 특히 유명 스시전문점의 스시는 녹는다는 느낌을 미각으로 느낄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아래는 약 70시간동안의 일본여행중 먹은 음식이다.

  1. 스시 (세번)
  2.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
  3. 함박스테이크
  4. 우동
  5. 유부초밥
  6. 규카츠
  7. 텐동
  8. 타코야끼 (두번)
  9. 라멘 (두번)
  10. 그외 디저트… 당고, 푸딩, 파르페, 딸기빙수, 치즈타르트, 그리고 따듯한 사케와 시원한 맥주!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가성비높은 행복은 맛있는 음식일 것이다!

작은것

디테일이 느껴지는 제품과 서비스가 인상깊었다. “디테일”은 어쩌면 별 것 아닌 작은부분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별것아닌것들에 크게 휘둘린다.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제작할 때 우선은 동작하게만든다. 제품으로 치면 그럴듯하게 만드는것. 그것은 당연하고, 누구라도 그렇게 만든다. 하지만 사용하기 편함은 약간 다른 부분의 이야기이다. “공감”도 비슷한 맥락의 단어일 수 있다. 잘만든 제품의 편함은 보통 눈에 띄지않는다. 혹은 약간 민감한 사람에겐 배려받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웰메이드는 흔치않다.

나도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런 부분들을 미처 생각하지못해서 좀 더 잘 만들수 있는 기회를 놓칠때가 많다. 데드라인과 같은 현실적 요건에 치이다보면 다른 서비스에서 감동받은 부분들을 막상 내가 만들때 싣지 못하는것 같다. 혹은 어쩌면 “Start small하게 할꺼야!” 라는 말로 변명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작게 시작하는건 작은만큼 더 단단하게 시작하라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도말이다. 사용하기 편한제품을 만들고싶다.

내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2층침대 사다리. 사다리의 오른쪽 기둥을 잡고 올리가기 편하다.
일본의 공항철도 노선도. 나는 일본어를 한글자도 모르지만 역에 적혀있는 숫자로 어떤역을 지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일본여행은 맛있었다. 다음 여행에도 많이 먹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더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